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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한국 대표 선발 방법 | Baduk 001

by plave 2021. 7. 26.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이하 농심배)은 농심에서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 주관하여 매년 개최되는 국가대항전 방식의 세계대회이다.  한중일 3국의 대표 5명이 참가하여 연승전 방식으로 진행되며, 나머지 두 국가의 대표 10명이 탈락하면 우승국이 결정된다.  즉, 최소 10경기에서 최대 14경기가 진행된다. 

 

같은 방식으로 그 이전에 진로배 SBS 세계 바둑 최강전(이하 진로배)이 있었지만, 약 3년이라는 공백도 있고, 농심배가 진로배를 계승했다고 보긴 어렵다.  한편 농심배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지만, 여자 기전으로 제한한 대회(황룡사배)도 있다. 

 

이 글은 농심배의 한국 대표 선발 방법에 대한 설명을 목적으로 하므로, 한국 대표가 선발된 이후의 농심배 본선 결과(1회부터 22회까지)는 간략하게 아래의 표로 갈음하고자 한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압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일본은 압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근 10년 간의 우승 기록(13회~22회)을 보면 중국이 7회 우승, 한국이 3회 우승으로 밀리는 형국이다.  이는 1회부터 12회까지 10회 우승을 했던 한국이 (정확하게는 이창호가) 중국과 일본을 철저하게 압도했다라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이제 이 글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농심배 한국 대표 선발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우승 준우승 3위 
한국 13회 9회 -
중국 8회 11회 3회
일본 1회 2회 19회

 

 

 

 

농심배 한국 대표 선발 방법 - 과거와 현재 

농심배 한국 대표 선발전은 보통 매년 7월에 시작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21회 대회(19~20년)가 8월에 종료되어(보통은 2월에 마무리된다), 22회 대회(20~21년)의 한국 대표 선발전은 9월에 시작되었다.  올해의 농심배 한국 대표 선발전이 바로 어제 (7월 25일) 끝났으므로, 현재까지의 23년 동안의 농심배 한국 대표 선발전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아래 표에 정리하였다. 

 

회차  대표 인원 구성  와일드카드 선발 시점  선발전 시드 부여 
1회 ~ 3회 선발전 통과 4명 +
와일드카드 1명 
선발전 종료 후 없음
4회 ~ 7회 선발전 시작 전
8회 ~ 16회 선발전 종료 후
17회 ~ 18회 시드 대표 1명 +
선발전 통과 3명 +
와일드카드 1명 
19회 ~ 22회 전기 대표 4명과 랭킹 상위 2명은 16강 시드
23회 ~ ?  전기 대표 또는 랭킹 상위 32명은 2차 예선 직행 (32강 시드) / 랭킹 상위 6명은 최종 예선 직행 (4강 시드) 

 

대표 인원 구성 

선발전 통과 4명 + 와일드카드 1명

 

1회부터 16회까지는 선발전을 통과한 4명과 선발전 종료 후에 후원사(농심)에서 지정하는 와일드카드 1명으로 구성되었다.  이 시기에는 선발전에 참가한 인원을 4개 조에 편성한 다음,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를 치러 살아남은 각 조의 1명을 대표로 선발하였다.  참가인원이 최소 148명(1회)에서 최대 254명(16회)이었기 때문에 1개 조에는 최소 37명(=⌊148/4⌋)에서 최대 64명(=⌈254/4⌉)이 편성되었고, 각 조에서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서는 대진 운에 따라 5경기 또는 6경기를 연속으로 승리해야만 했다 (참고로 ⌊ ⌋은 내림(floor), ⌈ ⌉은 올림(ceiling) 함수). 

 

이 시기에 정상급의 기사들도 매년 선발전을 통과하기는 어려웠다.  예를 들어, 1회부터 3회까지 그리고 8회부터 16회까지 선발전에 참가한 이창호의 대국 결과는 43승 8패(승률 84.31%)이다.  총 12번의 선발전에서 (1패는 곧 탈락이라는 특성 상) 8번은 중도에 탈락했으며, 자력으로 대표가 된 것은 단 4번(1회, 2회, 3회, 8회)에 불과했다.  물론, 현재의 이창호는 정상급의 기사가 아니므로 (가장 최근의 공식기전 우승이 2010년이고, 2012년 5월에 처음으로 기사랭킹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음), 최근 10년 동안의 기록을 제외해도 총 9번 중 5번은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참고로 4회부터 7회까지는 선발전 이전에 와일드카드로 뽑혔고, 9회부터 13회까지는 선발전 탈락 이후 와일드카드로 본선에 참가함). 

 

시드 대표 1명 + 선발전 통과 3명 + 와일드카드 1명

 

17회부터 23회까지는 선발전을 시작하기 전에 시드 대표 1명을 먼저 결정하고, 선발전을 통과한 3명과 와일드카드 1명으로 구성되었다.  이 시기에 시드 대표 1명은 주로 기사랭킹 1위 (박정환 3회, 신진서 3회) 에게 주어졌지만, 18회에만 예외적으로 그리고 뜬금없이 LG배 우승을 이유로 강동윤이 시드 대표가 되었다.  16회 이전의 4개 조에서 진행하던 토너먼트를 17회 이후에는 3개 조에서 진행하다보니, 연속해서 6경기 이상(주로 7경기)을 이겨야만 대표가 될 수 있었다.  다만, 19회에서 22회까지는 전기 대표 선수 4명과 기사랭킹 상위 2명에게 선발전 각 조의 16강에 직행하는 선발전 시드를 배정하여 상위 랭커의 선발전 초반 탈락을 막고자 했다.  올해 치러진 23회의 경우, 선발전 시드가 2 단계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아래 "선발전 시드 부여"에서 자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여담으로 공식기전 세계대회 우승자이지만 아직까지 농심배 대표가 되지 못한 기사들은 박정상(06년 후지쯔배 우승), 백홍석(12년 비씨카드배와 TV바둑아시아 우승), 나현(17년 TV바둑아시아 우승)이 있다. 

 

 

 

와일드카드 선발 시점 

농심배에서 와일드카드는 "대회 공로가 높고 지명도가 있는 기사를 선정, 기업의 홍보 또는 흥행을 위해 만든 일종의 시드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1회부터 3회까지는 와일드카드를 선발전 이후에 지명하였는데, 1회에는 유창혁(4회전 패), 2회에는 조훈현(2회전 패)을 각각 지명하고, 3회에는 갑자기 인터넷 팬 투표와 기자단 투표를 진행하여 유창혁(3회전 패)을 와일드카드로 뽑았다 (아래 기사 참조).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1827864

사이버오로 https://www.cyberoro.com/news/news_view.oro?num=504593&agree=1 

 

3회에서의 깜짝 투표 소동(?) 때문일까? 4회부터 7회까지는 이창호를 와일드카드로 먼저 지명하고 선발전을 치렀다.  즉, 의도했든 의도치않았든 이 시기의 와일드카드는 17회 이후의 시드 대표처럼 사용되었다.  8회부터 현재까지는 다시 선발전 이후에 와일드카드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회귀하였다.  특히, 농심배 5회에서 선발전 불참을 선언한 이세돌은 "와일드카드에 대한 선발 원칙이 모호하다"며 불만을 표시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16회까지 총 9번의 와일드카드를 받았던 이창호의 본선 성적(19승 3패)이 좋으니, 적극적인 불만 표시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세돌은 공교롭게도 (선발전 이전에 시드 대표가 생긴) 17회와 18회에 와일드카드를 받았다. 

 

이세돌의 바람대로 와일드카드에 대한 선발 원칙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예를 들어, 선발전 탈락자 중에서 가장 랭킹이 높은 기사에게 와일드카드를 준다고 가정하자.  17회 이후로는 선발전 이전에 랭킹 시드 1명이 먼저 결정된다.  그렇다는 것은 랭킹 2위인 기사는 선발전에서 떨어져도 와일드카드가 확보되어 있으니, 와일드카드라는 명칭이 무색해진다.  결국, 랭킹 1위와 2위가 시드 2장을 받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또한, 경우에 따라 선발전의 긴장감도 떨어뜨릴 수 있다.  랭킹 2위의 선발전 경기 결과에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될 것이다.  와일드카드 선정 원칙이 공개되어서는 안 될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어떤 기사가 와일드카드 1순위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면, 선발전을 치르다가 맥없이 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와일드카드를 확보했으니,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추측성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선발전 시드 부여 

1회부터 18회까지는 어떤 조건을 만족하는 기사(예: 기사랭킹 1위, 전기 대표 등)에게 선발전에서의 그 어떤 특별한 혜택(?)도 없었다.  상위 랭킹의 기사들이 선발전 초반에 만나지 않도록 분산 배치 그리고 1회전 부전승 정도?  따라서 4명의 대표 중에는 상대적으로 기사랭킹이 낮았던 깜짝 대표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이 부분은 예를 들지 않겠다). 

 

전기 대표 4명과 랭킹 상위 2명은 16강 시드 부여 

 

19회 이후에는 전기 대표 4명과 랭킹 상위 2명(총 6명)에게 선발전 16강부터 참가하도록 시드를 배정했다.  예를 들어 22회의 경우, 선발전 참가인원 216명은 A, B, C조에 각 72명이 배정되었다.  전기(21회) 대표 4명(박정환, 원성진, 김지석, 이동훈)과 랭킹 상위 2명(신민준, 변상일)은 각 조에 2명 씩 16강에 직행하고, 각 조의 나머지 70명은 아래 그림과 같은 대진표를 채우게 된다. 

 

 

1회전은 28명이 참가하고, 여기에서 승리한 14명은 1회전을 부전승한 42명과 2회전을 치른다.  2회전에서 승리한 28명(=(14+42)/2)은 그대로 3회전을 치른 뒤 14명이 16강에 진출한다.  여기에서 16강 시드를 받은 2명(위 대진표의 가장 왼쪽과 오른쪽 자리)이 합류한 다음, 연속하여 4번(16강, 8강, 4강, 결승)을 승리하면 대표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이러한 선발 과정은 3개 조에서 각각 진행되어, 총 3명의 대표를 선발하게 된다. 

 

전기 대표를 포함한 랭킹 상위 31명은 2차 예선 직행(32강 시드), 그 중에서 랭킹 상위 6명은 최종 예선 직행(4강 시드)

 

올해 23회에서는 선발전을 1차 예선, 2차 예선 및 최종 예선으로 구분하고, 시드 배정을 2 단계로 구분하였다.  랭킹 상위 6명(2위부터 7위까지)은 최종 예선으로 직행하고, 전기 대표를 포함하여 그 다음 랭킹 상위 25명은 2차 예선으로 직행한다.  23회 만의 예외조항으로 2차 예선에 직행하는 25명(8위부터 33위까지, 11위 이지현(남) 불참)은 전기 대표 모두가 랭킹 상위 31명 안에 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전기(22회) 대표였던 홍기표는 2021년 7월 기준, 기사 랭킹 44위이기 때문에 랭킹 상위 31명 커트라인이었던 백홍석(33위)은 본인보다 랭킹이 낮은 홍기표에게 밀려 2차 예선에 직행하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선발전에 참가한 266명 중, 랭킹 상위 30명(=6명+24명)과 전기 대표 1명을 제외한, 235명은 1차 예선에 참가한다.  1차 예선에 참가하는 235명은 23개 조로 편성(각 조는 10명(=⌊235/23⌋) 또는 11명)되고, 3경기 또는 4경기를 연속으로 승리한 23명(각 조에서 1명)이 2차 예선이 진출한다.  2차 예선은 1차 예선을 통과한 23명과 랭킹 상위 24명과 전기 대표 1명이 6개 조에 편성(각 조는 8명)되어 3경기를 연속으로 승리한 6명(각 조 1명)이 최종 예선에 진출한다.  최종 예선에서는 2차 예선을 통과한 6명과 랭킹 상위 6명이 3개 조에 편성(각 조 4명)된 다음, 2경기를 연속으로 승리하면 3명(각 조 1명)의 대표로 선발된다.  결국, 시드 배정을 받지 못하는 일반 참가자들은 8경기 또는 9경기를 연속으로 승리해야만 대표로 선발되는 구조이며, 이는 19회~22회의 6경기 또는 7경기 보다 2경기를 추가로 더 승리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농심배 역대 한국 대표 명단

농심배 역대 한국 대표 명단은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다.  2021년 7월 26일 현재, 23회의 와일드카드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총 선발 횟수와 성명 순으로 정렬된 역대 한국 대표 명단은 다음과 같다.  

 

+ 2021년 8월 10일 업데이트, 23회의 와일드카드는 원성진으로 결정되었다. 

 

  • 이창호 (13회)
  • 박정환 (10회)
  • 최철한 (9회)
  • 김지석 (8회)
  • 강동윤, 원성진 (이상 6회)
  • 이세돌, 조훈현 (이상 5회)
  • 목진석, 박영훈, 신민준, 신진서 (이상 4회)
  • 유창혁, 이동훈 (이상 3회)
  • 변상일, 안국현, 윤준상, 조한승, 허영호, 홍민표 (이상 2회)
  • 강유택, 김명훈, 김승재, 김승준, 김영삼, 류재형, 민상연, 박승화, 박지은, 백찬희, 안달훈, 안성준, 윤현석, 이호범, 최규병, 최기훈, 최명훈, 한종진, 홍기표 (이상 1회) 

 

회차 참가인원 시드 대표 선발전 통과 와일드카드
1회 148 - 목진석, 김영삼, 조훈현, 이창호 유창혁
2회 158 - 최철한, 목진석, 최명훈, 이창호 조훈현
3회 170 - 최철한, 최규병, 조훈현, 이창호 유창혁
4회 170 - 박영훈, 윤현석, 김승준, 조훈현 이창호
5회 183 - 허영호, 홍민표, 박지은, 원성진 이창호
6회 184 - 한종진, 안달훈, 유창혁, 최철한 이창호
7회 179 - 강동윤, 류재형, 원성진, 조한승 이창호
8회 183 - 최철한, 원성진, 박영훈, 이창호 조훈현
9회 191 - 홍민표, 조한승, 목진석, 박영훈 이창호
10회 199 - 허영호, 윤준상, 강동윤, 이세돌 이창호
11회 205 - 김지석, 김승재, 윤준상, 박영훈 이창호
12회 212 - 이세돌, 박승화, 목진석, 최철한 이창호
13회 223 - 안국현, 강유택, 김지석, 원성진 이창호
14회 237 - 이동훈, 이호범, 김지석, 최철한 박정환
15회 244 - 최기훈, 강동윤, 김지석, 박정환 최철한
16회 254 - 변상일, 강동윤, 안성준, 박정환 김지석
17회 230 박정환 백찬희, 최철한, 민상연 이세돌
18회 213 강동윤 박정환, 이동훈, 김지석 이세돌
19회 227 박정환 신민준, 신진서, 김명훈 김지석
20회 222 박정환 안국현, 최철한, 이세돌 신민준
21회 217 신진서 박정환, 이동훈, 원성진 김지석
22회 216 신진서 홍기표, 신민준, 박정환 강동윤
23회 266 신진서 박정환, 변상일, 신민준 원성진

 

 

 

농심배 한국 대표 선발의 모순   

농심배 한국 대표 선발은 두 가지 목표가 상충한다.  농심배에서 한국이 우승하기 위해 최강의 전력으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과 모든 참가자에게 대표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  이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이 또 쉽지 않다. 

 

1회부터 18회까지는 모든 참가자가 거의 동등한 기회로 6경기 또는 7경기를 이겨야만 대표가 될 수 있었다.  모든 경기에서 승리할 확률이 1/2이라고 가정할 때, 대표가 될 확률은 1/64 또는 1/128 이었다.  19회에서 22회까지는 선발전 시드를 받은 6명은 4경기를 그 외 다른 참가자들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6경기 또는 7경기를 이겨야만 대표가 될 수 있었다.  시드를 받은 6명은 대표가 될 확률이 1/16으로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4배에서 8배 높았다. 

 

가장 최근의 23회에서는 두 단계의 시드 레벨로 인해, 최종 예선에 직행한 6명은 단 2경기만 이겨서 대표가 되는 1/4의 확률이었고, 2차 예선에 직행한 25명은 5경기를 이겨야하는 1/32의 확률이었으며, 나머지 참가자들은 8경기 또는 9경기를 이겨야하는 1/256 또는 1/512의 확률이었다.  현실적으로 랭킹 상위 6명에 들 지 못하면 농심배 한국 대표가 되기는 쉽지 않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농심배 23회 선발전을 통과한 한국 대표 3명은 최종 예선에 직행한 랭킹 상위 6명 내에서 결정되었다. 

 

참고 자료 

한국기원 기록실 http://www.baduk.or.kr/record/diary

나무위키 https://namu.wiki/w/%EB%86%8D%EC%8B%AC%EC%8B%A0%EB%9D%BC%EB%A9%B4%EB%B0%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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