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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yage/Iceland

스카프타펠 (Skaftafell) 국립공원, 빙하 보러 하이킹 | 아이슬란드 008

by plave 2022. 3. 19.

비크에서 스카프타펠 국립공원 가는 길 

오늘은 아이슬란드 여행 5일차. 비크 캠프사이트에서 2박을 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으로 이동했다. 스카프타펠에도 캠프사이트가 있지만 (계획과는 다르게 비크에서 2박을 한 탓에) 일정이 약간 뒤쳐져서 이스트피요르드까지 가기로 했다. 그래서 아이슬란드 여행 중 이동 거리가 가장 길었던 날이었다.

 

 

우선 1차 목적지인 스카프타펠 국립공원까지 이동하는 구간은 총 140 km 길이이고, (1번 국도의 최대 속도는 90 km/h 라서) 구글맵에서는 1시간 40분 걸린다고 계산해줬지만, 실제로는 2시간 정도 걸렸다.

 

140 km 를 이동하는 동안 바람도 쐬고 휴식을 취할 겸 2번 정도를 차를 세웠는데, 그 중에 한 곳은 당시에는 몰랐지만 이 글을 쓰기 위해 구글맵 스트리트 뷰를 근성있게 찾아보니 "Foss a Sidu" 근처였다 (위 지도에서 별표 참조).

 

 

비크에서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으로 이동하는 중에 괜찮은 풍경이 나오면 (나는 운전 중이라) 조수석에 앉은 N군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그런 사진 중에 하나였던 위 사진은 번호판을 보고 놀라서 "저거 찍어줘!"라고 해서 얻은 사진이다.

 

사진이 작아서 번호판은 잘 보이지 않겠지만, 유럽 내륙의 번호판이다. 그리고 차량 왼쪽 후미등 근처를 보면 "D" 라는 표시로 보아 독일에서 온 것 같다. 이후에도 아이슬란드 차가 아닌 독일, 프랑스, 심지어 오스트리아에서 온 차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었다. 배에 실어서 왔을테니 아이슬란드에서 "렌트하는 비용" 보다 배로 "운송하는 비용"이 더 싸서 그런걸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한 동안 독일에서 실어온 차와 비슷한 간격과 속도를 유지하면서,

 

 

아이슬란드 1번 도로 옆 풍경을 감상했다. 그러다가 앞서 말한 Foss a Sidu를 지나고 나서, 차량 여러 대가 세워져 있는 곳을 발견한다. 그 당시에는 뭐가 있는 지 모르겠지만, 일단 세우고 보자 했었다.

 

Foss a Sidu 근처 어딘가 

정말 근성있게 찾았다 (아래 지도의 별 표시 참조). 이 위치를 찾기 위해 내가 활용할 수 있었던 정보는 여기에서 찍은 몇 장의 사진과 비크에서 약 1시간 정도의 거리였다는 것 뿐. 

 

 

구글맵에서 Foss a Sidu로 검색 후, 그 곳을 살짝 지나쳐서 1번 도로 왼쪽에 물줄기가 보인다면 차를 세울 타이밍이다.

 

 

그 곳엔 강과 시냇물의 중간 정도 되는 규모의 물줄기와 낮은 폭포들이 있었다. 흐르는 물을 찍고는 싶은데 ND 필터와 삼각대는 없으니, 조리개를 F22 까지 조이고 숨을 참은 상태에서 손각대로 찍을 수 밖에...

 

아이슬란드 1번 도로 

아이슬란드 1번 도로를 운전하다보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왕복 1차선 다리. 

 

 

도로 양 옆에 표시된 "도로가 좁아진다는 듯한" 표지판을 보면, 일단 속도를 줄인 다음 반대편에서 차가 오는 지 확인 후에 건너야 한다. 실제로 저 표지판은 아래에서 설명하듯 "왕복 1차선 다리"를 뜻한다.

 

 

게다가 언덕 위에 다리가 있는 경우에는 맞은 편이 보이지 않으니 더더욱 속도를 줄여야 한다.  위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지만, 아래와 같은 표지판을 보면 곧 맞은 편이 보이지 않는 언덕이 나온다는 뜻이다.

 

 

위 표지판에 쓰여 있는 아이슬란드어 HÆÐ는 영어로 hill 이다. 즉, Blind hill 이라는 뜻!

 

 

간혹 이렇게 긴 다리에서는 중간에 맞은 편 차와 만났을 때 서로 비켜갈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폭풍 후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하는 빙하 

비크에서 출발한 지 2시간 정도 되었을까? 저 멀리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의 빙하들이 보이는 듯 하다. 

 

 

그리고 도착하기 10분 전 쯤에 철골 구조물이 보이길래 잠시 차를 세웠다. 내용을 읽어보니, 빙하가 떠내려와서 다리를 무너뜨렸다는 이야기. 저번에 비행기 잔해도 그렇고, 아이슬란드는 자연 재해를 관광 상품으로 탈바꿈시키는 능력이 있는 듯 하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드디어 빙하가 보인다.

 

스카프타펠 국립공원 도착 

다시 운전하기 시작한 지 10분 쯤 후에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스카프타펠 국립공원 비지터 센터 앞에서 우리는 급 회의에 들어갔다. 회의 주제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오늘의 일정" 결정하기. 여기에 도착한 시간이 대략 정오 쯤이었고, 오늘 어디까지 이동해서 캠프사이트에 자리를 잡느냐를 논의했다. 회픈과 듀피보규어는 패스하기로 하고, 에일리스타디르까지 내달리기로 결정되었다. 아무래도 비크에서의 여유로웠던 2박이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한 것 같다. 

 

 

스카프타펠 국립공원 지도를 보면서 트레일 코스를 살펴 보았다. 지도의 뒷면 (오른쪽 사진) 을 보면, 좀 더 확대된 지도가 있다.

 

스바르티포스 (Svartifoss) 까지는 약간 등산 느낌이기도 하고, 폭포는 이제까지 많이 봤으니까 빙하 근처까지 다녀오자라는 생각으로 S1 코스로 결정했다. S1 코스는 지도 하단 가운데에 있는 초록색 동그라미 (You are here) 에서 출발하고, 오른쪽 상단 방향으로 이동하여 빙하 코 앞 (검은색 사각형 점) 까지 다녀오는 코스 (왕복 3.7 km) 이다.

 

 

트레일 코스 초반에는 길 옆으로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땅을 뒤덮고 있는 건 다른 아닌 이끼인데, 손가락으로 찔러보면 꽤 폭신폭신하다. 

 

빙하 (Glacier)

30분 쯤 걸었을까 드디어 눈 앞에 보이기 시작하는 빙하의 일각. 

 

 

이 쯤에서 트레일 코스는 끝나지만, 빙하 앞까지 가 보기로 했다. 

 

 

빙하가 녹아서 호수를 만들고 바다로 흘러든다. 이 호수 때문에 비록 더 이상 빙하에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지만 여기에서도 충분히 그 차가움이 느껴진다. 스카프타펠 국립공원 주차장과 이 곳의 기온 차는 확연히 느껴진다. 

 

 

85mm 렌즈로 바꾸어 동행 중 2명을 빙하 절벽과 함께 담아본다. 빙하는 상상한 것보다 더렵다.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며 30분 정도 더 머물다가, 점점 비구름이 몰려오는 게 날씨가 심상치 않다. 왔던 길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갔을 쯤에는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졌다. 이제 요쿨살론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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