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카드생활 시작
한국에서는 크레딧 카드를 사용한 지 10년도 넘었지만, 미국에서는 크레딧 카드를 발급한 적이 없다. 전에 J1 비자로 3년 간 미국에서 지낼 때에는 수입이 크지 않아서 데빗 카드만 사용했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몇 년 뒤에 영주권을 받아서 이민을 올 줄 미리 알았더라면) 연회비 없는 크레딧 카드 하나 쯤은 만들어 둘 걸 그랬다.
지난 과거를 아쉬워만 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 이제라도 슬기로운 카드생활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이번 001 편에서는 나와 같이 크레딧이 거의 없다시피한 크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뜬금없이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크레딧과 크레딧 카드의 관계가 닭과 달걀의 관계와 비슷하다. 크레딧 카드를 만들려면 크레딧이 있어야 하는데, 크레딧을 쌓으려면 크레딧 카드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크레딧이 없거나 좋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은 크레딧 카드를 만들 수 없다는 말인가? 당장은 그렇다. 하지만,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파야지 하는 심정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봤다. 크레딧이 없는 사람이 크레딧 카드를 처음부터 발급받기는 어려우니, 대신 시큐어드 (Secured) 크레딧 카드를 발급받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시큐어드 크레딧 카드는 일정 금액을 미리 맡겨두고 (Deposit, 디파짓) 그 금액 안에서 크레딧 카드처럼 쓰는 것이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큐어드 크레딧 카드를 쓰다보면 어느 정도 크레딧 점수가 높아진다고 한다.
시큐어드 크레딧 카드 알아보기
Bank of America 또는 Wells Fargo 와 같은 대형 은행에서 시큐어드 크레딧 카드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지만, 보통은 해당 은행의 Checking Account (그리고 Savings Account) 를 가진 상태에서 지점에 방문하여 "나 시큐어드 크레딧 카드를 좀 신청할까 하는데..." 라면서 아쉬운 소리를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게다가 나는 아직 대형 은행에 Checking Account 가 (필요도) 없다.
구글에서 "secured credit cards" 라고 검색해보니, nerdwallet.com 의 Best Secured Credit Cards of September 2022 라는 제목의 글이 눈에 띈다.
https://www.nerdwallet.com/best/credit-cards/secured
Best Secured Credit Cards of September 2022 - NerdWallet
Start building or rebuilding your credit with a secured credit card. Our experts recommend the best secured cards with low deposit requirements and low fees.
www.nerdwallet.com
위 웹페이지에서 소개하는 상품(?)은 아래의 6가지인데, 맨 위 하나와 맨 아래 둘은 시큐어드 크레딧 카드가 아니다. 아마도 은근슬쩍 끼워 둔 광고인 듯 하니, 가운데에 있는 디스커버 1개와 캐피탈 원 2개만 알아보면 되겠다.
그런데 웹페이지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보니, Our pick for rewards and upgrading 이라는 소제목이 보인다.
디스커버 IT 시큐어드 크레딧 카드 (이하 디스커버) vs 캐피탈 원 퀵실버 시큐어드 캐시 리워드 크레딧 카드 (이하 캐피탈 원) 의 싸움으로 좁혀졌다. 연회비는 둘 다 무료이고, 카드 빚을 연체 (해서도 안되고) 할 생각은 없으니 APR 부분은 무시해도 좋다. Why we like it / Pros & Cons / Product details 부분을 클릭하면서 내용을 읽어보니,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이유에서 디스커버로 결정했다.
- 디파짓 (Deposit): 디스커버는 선택 가능 ($200, $500 등), 캐피탈 원은 $200 으로 고정
- 캐시백 (Cashback): 디스커버는 분기별로 최대 $1,000 까지 2% (Gas, Restaurant) 그리고 unlimited 1% (others), 캐피탈 원은 unlimited 1.5%
- 업그레이드 (Upgrade): 디스커버는 7개월 뒤, 캐피탈 원은 6개월 뒤 일반 크레딧 카드로 업그레이드 가능
가장 큰 이유는 디파짓 금액 때문이었다. 시큐어드 크레딧 카드를 발급하여 추후에 한도를 상향할 수도 있겠지만, 귀찮을 것 같아서 처음부터 $500 로 세팅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이 카드는 철저하게 크레딧을 쌓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한 달에 한도의 20% 내에서 쓰고 갚을 예정이라서 캐시백 부분은 당장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다른 크레딧 카드를 발급받은 후에도 크레딧 히스토리를 길게 가져가려면 이번에 신청하는 카드는 해지하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에, 가끔 (예를 들어 3개월에 한번씩) Gas 또는 Restaurant 에서 한 번씩 디스커버 카드를 사용하자고 생각했다.
디스커버 IT 시큐어드 크레딧 카드
서론이 길었다. 이제부터는 디스커버 카드를 신청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위의 nerdwallet.com 웹페이지에서 디스커버 카드의 Apply Now 버튼을 클릭하면, 아래와 같이 디스커버 웹페이지로 이동한다.
Apply Now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Apply Now 버튼을 클릭.
ZIP Code, SSN 마지막 4자리 숫자, 생년월일을 입력하고 (지금 알았는데 입력하지 않고 Skip 도 가능했네?) Continue 버튼을 클릭.
카드 색깔 선택 및 개인 정보 입력
이 화면에서는 5가지 중에서 마음에 드는 카드 색깔을 고른다. 나는 차콜(?)을 선택했다. 카드 색깔 선택 이후에 그 아래에 있는 이름, 집 주소, 생년월일, 고용 상태, 하우징/렌트 월 지출 비용, 수입, 이메일 주소를 입력한다. 그리고 위 화면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메일 주소 입력 아래에 Terms & Conditions 등이 나온다. 몇 번의 동의를 체크한 다음, Submit 버튼을 클릭한다.
위 화면이 나왔다가 아래 화면으로 전환되면,
디파짓 설정 및 은행 정보 입력
① 디파짓 금액을 설정하고 (나는 $500 으로 했음), ② 은행 계좌 정보 (Routing & Account Number, 내 경우에는 도어대시 드라이버 수익을 입금받는 은행 계좌) 를 입력한 다음, ③ 해당 계좌에서 디파짓 금액을 인출하는 것에 동의하고, Continue 버튼을 클릭하면,
카드 신청 완료
디스커버 카드 신청이 완료된다.
주의사항
디스커버 IT 시큐어드 크레딧 카드는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지만, 은행 계좌가 없다면 신청이 불가능하다. 내 경우에는 약 한 달 전에 도어대시 드라이버를 시작하면서 수익을 입금받을 계좌 (=Dasher Direct) 또한 비대면으로 신청해서 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디스커버 카드를 신청하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디스커버 카드 말고 어떤 다른 카드의 경우, 은행 계좌 없이 머니 오더 등의 형태로 디파짓을 보내는 방법이 있다고 얼핏 본 것 같지만 매우 귀찮아 보여서 추천하기는 어렵다. 차라리 앞서 살짝 언급했던 Bank of America 또는 Wells Fargo 와 같은 대형 은행에 방문하여 계좌 하나 만들면서 해당 은행의 시큐어드 크레딧 카드를 신청하는 것이 더 좋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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