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2026년부터 개최되는 FIFA 월드컵 본선 진출 팀의 수가 기존의 32개 팀에서 48개 팀으로 확대되었다. 이 글에서는 지역별 본선 진출 팀 수의 변화 및 주요 변경 내용을 설명한다.
지역별 본선 진출 팀 수의 변화
FIFA 월드컵의 본선 진출 팀 수는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다. 편의 상 지역별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소속 협회별로 할당된다.
지역 | 소속 협회 | 2022년 이전 | 2026년 이후 | 변화 |
유럽 | UEFA | 13 | 16 | +3 (+23%) |
아프리카 | CAF | 5 | 9.33 | +4.33 (+87%) |
아시아 | AFC | 4.5 | 8.33 | +3.83 (+85%) |
북중미카리브 | CONCACAF | 3.5 | 6.33 | +2.83 (+81%) |
남미 | CONMEBOL | 4.5 | 6.33 | +1.83 (+41%) |
오세아니아 | OFC | 0.5 | 1.33 | +0.83 (+166%) |
합계 | 31 (+1) | 47.66 (+0.33) | +16 (+50%) |
위 표에서 합계를 (2022년 이전) 32와 (2026년 이후) 48로 표시하지 않은 이유는 개최국 쿼터에도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2022년 이전까지는 개최국 쿼터를 32개 팀 중에 1개 팀으로 할당했으나, 2026년 이후에는 개최국 쿼터가 0.33개 팀으로 할당된다. 여기에서 0.33개 팀의 의미는 이 글의 "주요 변경 내용의 1번" 에서 자세히 다룬다.
유럽 지역은 13에서 16으로 고작 +3 이라서 FIFA 월드컵 본선 진출팀 확대 시행의 최대 피해자인 듯 보이지만, 2022년 이전에 약 41.9% (=13/31) 였던 본선 참가 비중이 약 33.6% (=16/47.66) 으로 알맞게(?) 하향 조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변화의 비율 면에서 최대 수혜자인 오세아니아 지역 (이라고 쓰고, 뉴질랜드라 읽는다) 은 제외하고, 아프리카/아시아/북중미카리브 지역의 순서로 본선 진출 팀의 수가 80% 이상 증가했다. 남미 지역은 전체 변화 (+50%) 와 비슷하게 본선 진출 팀의 수가 +43% 증가했다.
주요 변경 내용
1. 대륙간 플레이오프 + 개최국 쿼터 (1 → 0.33)
본선 진출 팀의 수에서 0.33 이라고 표시된 이유는 대륙간 플레이오프 (이하 PO) 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PO에 진출한 총 6개 팀 중에서 최종 2개 팀이 FIFA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때문에 PO에 진출한 1팀은 본선 진출 티켓을 0.33 장 받은 셈이다. PO는 결승전이 없는 6강 토너먼트 방식 (FIFA 랭킹 상위 2개 팀이 부전승) 이며, 모든 경기는 개최국에서 단판으로 진행된다.
PO에 진출하는 6개 팀 중에서 5개 팀은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지역에서의 각 1개 팀이다. 여기에 개최국이 속해 있는 지역 (=소속 협회) 에서 1개 팀이 추가로 PO에 진출한다. 예를 들어 2030년에 아시아 지역에서 FIFA 월드컵이 개최된다면, 개최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본선 진출 팀의 수는 7.66 (= 8.33 - 1 + 0.33) 이 된다. 이는 아시아 지역 예선을 거쳐서 본선에 직행하는 7개 팀과 PO 진출하는 2개 팀이 나온다는 뜻.
한편, 2026년 FIFA 월드컵의 경우에는 캐나다, 멕시코 그리고 미국이 공동 개최함에 따라 북중미카리브 지역의 본선 진출 팀의 수는 3.66 (= 6.33 - 3 + 0.33) 이 된다.
2. 본선 조별 리그: 16 Groups of 3 Teams
본선 진출 팀의 수가 48로 늘어남에 따라 이전에 시행하던 조별 4개 팀, 총 8조의 방식에서 조별 3개 팀, 총 16조의 형태로 변경된다. 아마도 조별 리그의 총 경기 수가 늘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 조 2위까지 32강에 진출함에 따라 이전에는 없었던 32강전 (총 16경기) 이 추가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아래는 2022년과 2026년의 월드컵 스케줄이다.
2022년 월드컵에서는 조별 리그 48경기 소화를 위해 경기장 8개와 12일 (하루 평균 4경기) 이 필요했는데, 2026년 월드컵에서는 같은 경기 수 임에도 경기장은 16개로 2배인데, 하루 더 많은 13일이 필요하다. 여기에 32강전을 위한 5일이 추가되었다.
늘어나는 경기 수에 대한 부담보다 더욱 걱정되는 부분은 조별 3개 팀으로 인한 부작용이다. 조별 4개 팀의 경우에는 마지막 2경기를 동시에 진행하여 혹시모를 담합(?) 또는 윈윈(?) 전략을 피하면서 긴장감을 유지 (+경우의 수 놀이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별 3개 팀의 경우에는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두 팀이 동반 진출을 위해, 경기 결과를 조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암묵적으로 의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예를 들어, 조별 리그 처음 두 경기의 결과 (A vs B = 0:3, A vs C = 1:0) 로 인해 마지막 경기 전 현재 순위가 아래 표와 같다면, 마지막 경기에서 C는 B를 반드시 이겨야만 32강에 진출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Team | W | D | L | Pts | GD |
B | 1 | 0 | 0 | 3 | +3 |
A | 1 | 0 | 1 | 3 | -2 |
C | 0 | 0 | 1 | 0 | -1 |
B는 C에게 2골 차 이상으로만 지지 않는다면 조 1위로 32강에 진출할 수 있고, 5골 차 이상으로 대패하지만 않는다면 조 2위로 32강 진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B와 C는 암묵적인 합의에 따라 경기 결과를 의도할 (또는 적당히 경기 시간을 보내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A는 1승 1패 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B와 C의 의도된 마지막 경기를 지켜보며 32강 진출에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조별 4개 팀의 경우에도 있었다 (나무위키 참조).
2-1. 의미는 없지만, 이런다면 어떨까?
여기서부터는 본선 조별 리그 방식에 대한 내 의견이다. 2026년 FIFA 월드컵 이후에 논의될 수도 있겠지만, 조별 3팀의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다시 조별 4팀으로 회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조별 4팀의 가장 큰 단점은 본선 조별 리그 경기 수가 너무 많고 이에 따라 월드컵 일정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약간 상쇄하기 위해 32강 토너먼트 대신 24강 토너먼트로 바꿔보면 어떨까? 아래는 경기 수 비교를 위한 표이다.
3팀, 16조 | 4팀, 12조 | 변화 | |
조별 리그 | 48 (=3×16) | 72 (=6×12) | +24 |
토너먼트 | 32 | 24 | -8 |
합계 | 80 | 96 | +16 |
각 조 1위와 2위는 24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데, 24강 토너먼트의 특성 상 8개 팀은 부전승으로 16강에 직행해야 한다. 즉, 조 1위 12팀 중에서 상위 8팀은 16강에 직행하고, 나머지 조 1위 4팀과 조 2위 12팀이 24강전을 한 경기 더 치르는 구조가 된다. 한편, 24강전에 출전하는 조 1위 4팀은 서로 만나지 않게 추첨하는 것은 물론, 조 2위 팀과 차별된 약간의 혜택을 준다면, 조 2위 12팀 중에서 하위 4팀과 만나게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실현 가능성은 적지만, 조별 리그 방식을 라운드 로빈이 아닌 더블 엘리미네이션으로 바꾼다면, 각 조에서 1경기를 덜 치를 수 있으므로 총 12 경기를 추가로 줄일 수 있다. 아주 잠깐 6팀, 8조 + 더블 엘리미네이션도 생각해봤지만, 더욱 실현 가능성이 없어보여 그만 생각하기로 했다.